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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에 잠 못 자고 쓴 거
    소설들/라노벨은 아닌데 일단 쓴 걸 정리하는 곳! 2020. 2. 23. 14:40

    , 진짜 일처리 이렇게 할 거야!?”

     

    …….”

     

    말 해보라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했잖아!”

     

    그렇게 한 겁니다만.

     

    벌써 몇 번이나 그런 말이 튀어나올 뻔한 윤우는 말해봐야 좋은 대답이라고는 돌아오지 않을 게 뻔했기에 고개를 꾸벅 숙이며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다시 해오겠습니다.”

     

    으휴, 인간이 말이야! !? 컴퓨터 좀 잘 한다고 그게 끝인 줄 알아!? 사람하고 어울릴 줄을 알아야지! 순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면서 일을 하니까 이런 일이 생기는 거 아냐!?”

     

    죄송합니다. 보고를 좀 더 자세히 하겠습니다.”

     

    윤우는 부장이 만족할 때까지 욕을 한다는 걸 알고는 연신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면서 사과인사를 했고 부장은 그런 윤우의 행동이 마음에 들었는지 자리로 돌아가라는 호탕과 함께 근처 과장과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익숙한 모습.

     

    윤우는 그런 모습에 너무 익숙해진 탓에 화도 내지 않고 다시 일하기 시작했고 그런 윤우의 모습에 윤우는 메신저로 윤우에게 괜찮은지 물어봤다.

     

    그러자 윤우는 강오를 힐끗 보고는 꾸벅 고개를 숙인 다음 다시 일하기 시작했고 저녁 6시가 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부장에게 퇴근한다는 인사를 했다.

     

    일을 마쳤으니 가보겠습니다.”

     

    ? 부장이 아직 안 끝났는데 직원이 먼저 가? 하긴 그러니까 외톨이나 되는 거지. !”

     

    죄송합니다.”

     

    ! 저도 가보겠습니다!”

     

    강오, 너도? 오늘 한 잔 안 땡기고?”

     

    아하하, 이 녀석한테 술자리 예절을 가르쳐주기로 했거든요.”

     

    으이구, 못난 동기 때문에 고생이 많네. 어여 들어가.”

     

    거짓말을 하면서 윤우를 따라 나서는 강오.

     

    윤우는 그런 강오를 빤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인 다음 회사를 빠져나왔고 강오는 윤우를 따라가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도 부장 욕받이 하느라 수고 많았어.”

     

    별로…… 그렇게는 생각 안 했습니다. 제가 사람하고 못 어울린다는 자각은 있으니까요.”

     

    그래도 싫은 소리 듣는 건 싫잖아?”

     

    그건…….”

     

    아직 저녁 멀었지? 같이 먹을래?”

     

    술은 안 먹습니다만.”

     

    에이, 그건 핑계지. 음료수로 대충 알려줄게. 뭐 먹을래? 치킨? 금요일이니까 좀 기름진 거 먹어도 괜찮지?”

     

    ……. 그 전에 가고 싶은 곳 있는데 괜찮습니까?”

     

    강오는 윤우의 옆에서 걸으며 부장에 대한 욕을 하면서 동시에 윤우의 기분을 돋우기 위해서인지 자연스럽게 저녁을 같이 먹자는 제안을 했고 윤우는 그런 강오의 얼굴을 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역시 사람하고 잘 어울리는 사람이네.

     

    사람과 친하게 지내지는 못 하더라도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 한다는 자각을 가지고 있던 윤우는 강오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거리다 먼저 들리고 싶은 곳이 있다고 말하며 양해를 구했다.

     

    ? 어딘데?”

     

    서점입니다. 백화점에 있는.”

     

    서점?”

     

    , 시집이 발매되는 날이라. 가고 싶습니다.”

     

    시집? 시 읽어?”

     

    의외입니까?”

     

    ……아하하, 아무래도?”

     

    솔직하시네요. ……별 다른 이유는 아닙니다만 사람의 감정에는 아무래도 서툴러서 책을 보고 공부한답니다. 시집은 참고서 같은 느낌이지만요.”

     

    백화점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강오와 윤우.

     

    윤우는 서툰 자신에 대해서 말하면서 강오와의 대화를 이어나갔고 강오는 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와는 다르게 꽤나 언변이 좋은 윤우의 말솜씨에 놀라며 윤우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애초에 독서가 취미이기도 하답니다. 강오 씨는 운동이 취미였던가요.”

     

    . 새벽에 헬스하지. 24시간 내내 여는 곳이라 정말 좋다고?”

     

    그거…… 그거 굉장하네요.”

     

    아하하, 내가 볼 땐 시집을 찾아서 보는 네가 더 대단한 걸.”

     

    그런가요? 죄송합니다.”

     

    ? 갑자기?”

     

    사실 좀 더 대단하다는 표현을 잘 하고 싶지만 어째서인지 타인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너무나 서툴어지는 군요.”

     

    괜찮아! 너는 고지식한 면이 있다니까.”

     

    그건 알고 있습니다.”

     

    아하하!”

     

    서로의 취미를 말하다가 강오에 대한 칭찬을 하려던 윤우는 강오를 바라보다가 말이 서툴게 밖에 나오지 않자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사과했고 강오는 갑작스러운 윤우의 사과에 당황하다가 작게 웃으면서 윤우의 등을 두들겼다.

     

    그러자 윤우는 눈을 가늘게 뜨다가 백화점 안에 있는 서점에 도착하자 강오에게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말한 다음 시집 3, 소설책 1권을 뽑아서 계산을 끝마쳤고 자기계발서를 보고 있던 강오는 이런 책은 안 사는 거냐며 물어봤다.

     

    이런 책은 어때?”

     

    그건…… 분명 베스트셀러였죠? 3주째라서 표지만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 어때? 사볼까?”

     

    냄비받침대로 쓰고 싶으면 딱히 말리지 않겠습니다만 추천 드리고 싶지 않네요.”

     

    !? 독해!”

     

    이 정도가 보통입니다. 그렇군요. 구체적으로는 저기에 있는 만화가 좀 더 유익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네요.”

     

    남들에 대해서는 독설을 하지 않던 윤우가 독설을 내뱉자 강오는 헛기침을 하다가 흥미로운 눈으로 윤우를 바라봤고 윤우는 그런 강오의 시선에 눈을 짧게 마주쳤다가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

     

    저 시선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추가적인 설명을 바라는 건가?

     

    푸드 코트가 있는 8층까지 올라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탄 윤우는 강오의 시선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가 강오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고 강오는 윤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혹시 제가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는 이유를 알고 싶으신가요?”

     

    . 실례가 안 된다면 말이야.”

     

    ……딱히 도움이 안 됩니다. 많이 나오는 책들입니다만 하나 같이 뛰어난 사람들의 자기자랑이라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저로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더군요.”

     

    으음, ?”

     

    저는 그 책에 나오는 것처럼 시간을 제어하지 못 합니다. 사람에게 미움 받거나 고통을 감수할 용기도 없고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면서도 사회에서 떨어져나간 채 살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지 않습니다. 저는 성공하고 싶지 않습니다. 행복하기도 싫습니다. 좋은 부모, 좋은 남편, 좋은 배우자가 될 자신도 없습니다. 사람과 그렇게 관계를 맺을 자신도 없습니다. 저는 단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니 저는 그런 책이 필요 없습니다.”

     

    으응……?”

     

    강오 씨, 강오 씨는 뭘 하고 싶은가요?”

     

    5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트의 위에 올라타는 윤우.

     

    강오는 윤우의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한 칸 떨어진 곳에서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탔고 이내 옆으로 보이는 5층 매장을 보며 생각에 잠기다가 어깨를 으쓱이면서 웃었다.

     

    지금은 밥 먹고 싶어.”

     

    그렇습니까? ……으음. 그런 의미의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사과할 필요 없어. 농담이잖아.”

     

    ……그렇습니까?”

     

    , 농담이야, 그것보다 아까 물어본 거 말인데 개인방송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긴 했어.”

     

    그렇군요. 저는 나중에 제 가게를 차리고 싶습니다.”

     

    의외인데. 나는 일하지 않고 책을 읽고 싶다고 말할 줄 알았는데.”

     

    일을 못 하는 노후를 맞이하게 된다면 그러고 싶습니다만, 일을 할 수 있을 때에는 제 가게를 차리고 싶습니다. 오르골 가게를 말이죠.”

     

    ……진짜 의외인데? 노래 싫어하잖아.”

     

    노래는 싫어합니다. 목이 아파서요.”

     

    6층으로 올라가면서 대화를 이어나가는 윤우.

     

    윤우에게 자신의 말을 설명하는 상황이지만 이상하게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인지 편안하게 말을 할 수 있었던 윤우는 자신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군요. 여하튼 저는 오르골 가게를 가지고 그 곳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다른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연인도, 분에 넘치는 행복도 말이죠. 그렇기에 더 뛰어난 사람이 되라고 말하는 자기계발서는 그다지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에에, 그런가, 평범하게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건 이상한 말이네요. 지금은 평범하지 않습니까?”

     

    …….”

     

    그렇죠?”

     

    윤우의 말에 말문이 막히는 강오.

     

    윤우는 그런 강오의 모습에 말을 이어나갔고 8층에 보이는 음식점들을 눈으로 훑었다.

     

    예로 헬스를 들어볼까요? 저는 프로 보디빌딩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프로들은 보디빌딩 대회가 열리기 전에 체중이 엄청 높은 상태에서 체지방률을 한 자리 대로 맞춘다고 들었습니다. 강오 씨는 그렇게 하고 싶습니까?”

     

    그렇게까지는…… 무리 아닐까? 여러 모로?”

     

    할 수 있다면 어쩌시겠습니까?”

     

    어어…… 아마 안 하겠지. 지금 몸매도 유지하기 어려워서 술을 줄이고 있는데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안 잡혀.”

     

    그런 겁니다. 제게 있어서 사람으로서 더 뛰어나지기 위해서 그런 책을 읽는 건 강오 씨에게 있어서 프로급으로 몸을 만드는 일과 똑같습니다. 불필요한 일입니다. 저는 이 정도 능력이면 만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부장님이 나 때는 말이야~라고 말씀하시지.”

     

    ……. 그래서 부장님이 싫어하시는 걸까요?”

     

    글쎄? 그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서 잘 모르겠네.”

     

    강오의 말에 신음 소리를 내다가 중식집에 들어가는 윤우.

     

    강오는 윤우와 함께 들어가서 볶음밥과 게살수프를 시켰고 윤우는 강오와 똑같이 주문한 다음 강오의 얼굴을 바라봤다.

     

    또 이야기가 새는 군요.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는 이유는 아셨나요?”

     

    으음~ 어느 정도는?”

     

    저는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하지만은 않지만 행복하기만 한다면 저는 그 현실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위로 올라가기만 하는 삶보다는 지금처럼 저를 꾸짖는 사람과 이해해주는 사람이 같이 있고 일이 있고 취미가 있는 삶이 좋습니다.”

     

    으으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렇긴 하네. 하지만 뭔가 더 하고 싶지 않아?”

     

    글쎄요? tv에 나오는 연예인처럼 말입니까? 해외여행을 가고 자식을 데리고 특별한 체험을 하고 생일이라고 파티를 벌이고……. 그런 거 말인가요?”

     

    그래, 그 정도는 멋지고 좋지 않아?”

     

    글쎄요. 그들과 전 너무나 다르니까요.”

     

    강오의 말에 고개를 좌우로 젓는 윤우.

     

    윤우는 이왕 사람이 다르다는 말을 꺼낸 김에 말을 이어서하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는 사람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다른 나라에는 가보지 못 했습니다만, 한국은 유독 성공한 사람의 뒤를 쫓는 게 심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대로 만족합니다. 적당한 행복, 적당한 시련, 적당한 일과 취미. 남들을 이해하는 건 괴로운 일입니다만, 적당한 시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구나…….”

     

    밥이 나왔군요. ……밥을 다 먹고 나서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괜찮으시다면 차를 마시러 가지 않겠습니까? 술은 마시지 않지만 차라면 어울려드릴 수 있습니다.”

     

    아하하! 그거 좋네. . 가자.”

     

    윤우의 제안에 눈을 토끼처럼 뜨다가 호쾌하게 웃으면서 부탁한다는 말을 하는 강오.

     

    윤우는 그런 강오에게 묻고 싶었던 것이 있다고 말하면서 강오와 함께 자기가 아는 찻집으로 걸어갔고 두 사람은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갔다.

     

    --------------

     

    불면증이 심해진 상태라 잠자는 게 오락가락합니다.

     

    아무래도 네이버에 올리는 라노벨이 잘 풀리지 않아 그런 거겠죠.

     

    결국 할 수 있는 건 하는 것 뿐이라 저는 글을 쓸 겁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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