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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94-2편패러디 소설/소전 패러디 2020. 4. 30. 01:58
“살 건 다 샀고…… 그럼 돌아갈까? 안구사.” “알겠다. 보좌관.” “아하하…….” 여전히 딱딱한 말투로 대답하는 안구사의 대답에 어색하게 웃는 보좌관. 다른 인형들 말로는 누구에게나 이렇다고 들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안구사가 자기를 싫어한다고 생각할 뻔한 보좌관은 본부로 택배를 부탁한 다음 안구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고 시간이 꽤 늦은 걸 확인하고는 배달음식 전단지를 들면서 고민에 빠졌다. 마일리에게서 안구사의 음식 취향 같은 건 모두 들어둔 상황. 좋아하는 요리는 러시아식 만두라거나 간이 안 된 빵과 소금. 반대로 싫어하는 요리는 향이 강한 한정식. 보좌관은 안구사의 의존적인 성격을 한 번 시험해보고자 안구사에게 먹고 싶은 게 있냐고 물어보면서 한식집 배달 전단지를 건네주었다. “시켜 먹을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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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94-1편패러디 소설/소전 패러디 2020. 4. 1. 15:55
“보좌관, 보좌관.” “응? 왜, 마일리?” “이번에 지휘관이 멀리 나가는 거 알지?” “응. 그거야 지시를 받았으니까.” “그거 때문에 그러는데 부탁 좀 할 수 있을까?” 눈을 감고 보좌관을 부르는 사람은 마일리라고 불리는 ak-12.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무언가를 부탁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은 마일리는 지휘관과는 다르게 군수지원에 관련된 일을 처리하는 보좌관에게 다가갔고 보좌관은 그런 마일리의 모습에 불안함을 느끼고 주춤거렸다. 저런 표정을 했을 때에는 언제나 힘든 일이 있었지……. 그렇게 중얼거린 보좌관은 일이 있다고 말한 다음 도망치려다가 마일리가 슬쩍 실눈을 뜨자 움찔 떤 다음에 한숨을 내쉬면서 얼굴을 가렸다. “무슨 부탁이야? 애들 군수지원 돕는데 무리가 생기는 일이면 안 되는 거 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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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소설들/라노벨은 아닌데 일단 쓴 걸 정리하는 곳! 2020. 3. 29. 15:19
3달 전 일어난 희대의 사건. 한 남자가 자신과는 연관이 없어 보이는 50명이 넘는 사람을 죽이고 시신을 토막 낸 사건. 이후 사건조사를 통해서 연쇄살인마가 동생을 위해서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피해자의 시신의 위치도 동생이 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사람들은 그 동생에게 시선이 쏠렸다. cctv와 목격자, 그리고 기타 등등……. 어떻게 했는지 모든 증거가 없어진 상태라 경찰이 아무리 수색해도 찾을 수 없는 시신의 위치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경찰은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 재빠르게 움직였고 시신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서 돈을 걸기까지 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거액의 돈에도, 원하는 연예인과 만나게 해주겠다는 말에도, 가능한 어떠한 부탁도 들어주겠다는 말에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은 채 느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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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소설들/라노벨은 아닌데 일단 쓴 걸 정리하는 곳! 2020. 3. 15. 15:02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뺨에 그건 뭐예요?” “멍들어서 감췄어요.” “어디에 부딪혔나요?” “아뇨, 그런 건 아닌데…….” 평화로운 상담실 한 구석. 하이 락이라는 이름의 바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준석은 자신의 상담선생님인 강록의 물음에 어색하게 웃다가 한숨을 내쉬면서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고 강록은 그런 준석의 말에 어색하게 웃다가 머리를 긁적거렸다. “세상이라는 건 참 불공평하네요.” “그런 말 하는 거 보면 하리 씨에게 맞은 모양이네요.” “…….” “무슨 일로 맞았나요? 말해주실 수 있나요?” “별 거 아니에요. 언제나처럼 제가 망설이고 하리가 저를 이끌어주는 거죠.” 강록의 질문에 머리를 긁다가 한숨을 깊게 내쉬는 준석. 준석은 뺨을 만지다가 조심스럽게 뺨에 붙은 밴드를 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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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이야기하다가 떠올라서 쓴 단편소설들/라노벨은 아닌데 일단 쓴 걸 정리하는 곳! 2020. 3. 1. 15:35
잠에서 깼다고 느낀 건, 오후가 거의 다 지나가고 난 뒤였다. 하품을 늘어지게 하면서 보는 방은 엉망이었지만 잠에 빠지기 전까지 만지작거리던 인형이 있는 곳만큼은 깔끔해 난 기묘한 뿌듯함을 느끼며 자리에 앉았고 다시금 모형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같이 사는 동거인은 무엇이 그렇게 마음에 안 드는 건지 뾰로통한 얼굴로 다가오더니 커피를 내려놓았고 나는 말끔한 모습의 동거인에게 인사했다. “좋은 아, 아, 저녁이네. 좋은 저녁.” “그래, 좋은 저녁. ……밤에 일하는 내가 할 말은 아닌데 제 때 자고 제 때 일어나.” “아하하! 노력할게, 노력.” 20대 중반에, 나보다 4살은 어린 주제에 건방지게 잔소리를 하는 동거인. 나는 그런 동거인의 잔소리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면서 작업할 때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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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잠 못 자고 쓴 거소설들/라노벨은 아닌데 일단 쓴 걸 정리하는 곳! 2020. 2. 23. 14:40
“너, 진짜 일처리 이렇게 할 거야!?” “…….” “말 해보라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했잖아!” 그렇게 한 겁니다만. 벌써 몇 번이나 그런 말이 튀어나올 뻔한 윤우는 말해봐야 좋은 대답이라고는 돌아오지 않을 게 뻔했기에 고개를 꾸벅 숙이며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다시 해오겠습니다.” “으휴, 인간이 말이야! 어!? 컴퓨터 좀 잘 한다고 그게 끝인 줄 알아!? 사람하고 어울릴 줄을 알아야지! 순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면서 일을 하니까 이런 일이 생기는 거 아냐!?” “죄송합니다. 보고를 좀 더 자세히 하겠습니다.” 윤우는 부장이 만족할 때까지 욕을 한다는 걸 알고는 연신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면서 사과인사를 했고 부장은 그런 윤우의 행동이 마음에 들었는지 자리로 돌아가라는 호탕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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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못 하는 거소설들/라노벨은 아닌데 일단 쓴 걸 정리하는 곳! 2020. 2. 16. 15:00
“Te que amaba. tanto tanto, Ay si~. ay mi reina.” “또 그 노래야?” “좋잖아? 원본은 고양이 소리가 너무 커서 별로였지만.” “그럼 안 부르면 되잖아.” “아하하, 그러긴 싫은 걸. 노래만은 좋은 걸. 자작곡인지 아니면 진짜 있는 노래인지는 모르겠지만.” “병신.” “아하하!” 콧노래를 부르다 킥킥 웃는 우근. 장난기 섞인 욕이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한참을 웃던 우근은 유리의 말에 다시 한 번 웃음을 터트리다가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유리는 그런 우근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면서 과제에 필요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유리의 전공은 영어. 스페인에서 살다 온 부모님의 밑에서 자란 덕분에 스페인어는 능숙하게 했지만 영어는 그렇지 못 한 건지 한참을 무슨 단어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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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소설들/라노벨은 아닌데 일단 쓴 걸 정리하는 곳! 2020. 2. 6. 01:31
나는 잠을 깊게 자지 못한다. 3년 전부터 남아있는 상처가 지독하게도 아파서 잠을 자지 못한다. 아니, 애초에 잘 마음이라고는 3년 전부터 없었다. 잠을 자게 된다면 그 애에 대한 기억이 떠오를까봐, 아니, 왜곡될까봐 두려워서 잠을 깊게 자지 못한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다가 또 어설프게 아침을 맞이해버렸다. “후…….” 비몽사몽하다. 피곤에 절여져서 비틀거리는 몸을 질질 이끌고 일어나서 아까부터 시끄럽게 울려대는 휴대폰을 꺼버렸다. 버릇이 된 혼잣말로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뭘 해야만 하는 날인지는 안다며 들을 일 없는 휴대폰에게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차가운 물로 몸을 씻었다. 샤워기의 세찬 물길과 물길의 머리를 으깨버릴듯한 한기에 정신을 차리고 앞을 바라보자 창백한 인상을 한 폐인..